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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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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2.0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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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kaoTalk_20201207_115658553.jpg

<이수진 시인>

 

녹슨자전거

                   소하 이수진


대문 열고 들어서니 그가 먼저 반긴다

사십 년 전 104번지에 입주할 당시의 모습

사라진지 오래

윤기는 찾아볼 수 없다

 

여태 그 자리 

담벼락 아래 살뜰하고 따뜻한 벗은

그늘과 어둠뿐 

군데군데 부러진 뼈 비스듬히 눕히고

 

헛기침 싣고 달리던 안장에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잡초가 자리 잡고

 

옛 시간에 허물어진 저 무게

긴 기다림만큼 마디마디 녹슬고

주인이 떠난 지 이십 년

누구 한 사람 그를 보살핀 적 없다

 

밋밋한 손잡이에 꼬막손이 달아주었던 

작은 종

댕그랑 소리로 자식 사랑 싣고 달리던 아버지

 

빈집에 기억이 홀로 더듬거린다

시린 관절과 담배 연기 

흙먼지 뒤집어쓰고 달렸던 많고 많았던 

길 위 추억이 하나씩 허물이 벗겨지고 있다

 
태어나는 순간 외톨이에 익숙했던 걸까
 

건너편 산자락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흔적과 사랑을 안고

집 지키는 녹슨 자전거 

고독한 문지기이다


본 적:경북 안동

1시집 그리움이라서

2시집 사찰이 시를 읊다

시조집_ 어머니의 비녀

 

문예마을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수상경력

2018년 도산안창호 우수상

2018년 영산강 빛고을 백일장 대상

2019년 산림문화공모전 우수상

2020년 제19회 국제지구사랑공모 우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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