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22(금)

문예마을 25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최보인

관조하듯 여유롭게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최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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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1.19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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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인 시인>

 

최보인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5호 문예지를 통해 시 그리운 것은 언제나, ‘산중다향’, 그리고 연리목으로 등단한 최보인 시인은 신인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연리목을 수없이 지나치던 어느날 문득 연리목은 내 안으로 걸어들어와 내게 위안이 되고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내가 쓴 시 한 구절이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잠 못 드는 누군가의 창가를 지키는 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건 너무 큰 욕심인 듯 싶습니다. 그저 편안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나의 지독한 외로움은 별이 되고 그리움은 시가 되었네요. 인생의 굽이굽이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오히려 글을 쓰는 것으로 나를 다독이며 나를 지탱해왔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천명의 나이라도 천명은커녕 나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늦은 나이에 새로운 꿈을 꾸어도 되는지...설렘과 걱정이 교차되네요. 나만의 빛깔을 빚어낼 수 있는 문인의 꿈을 감히 다시 꾸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문예마을 25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연리목

 

그대와 나

하나의 나이테를 갖기 위해

백년의 시간 흘렸네

 

서로 다른 뿌리로

태어난 생명

두 몸 하나 되기 위해

껍질 터지고

생살 찢어지며

수 없이 생채기 지고

또 아물어갔네

 

상처 받는 것 두려워

늘 한 걸음쯤 뒤에서

서성이던 내 그림자

 

뜨거운 눈물 삼키고

그대와 나

같은 나이테로 한데 엉키어

또다시 백년 세월

살려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관조하듯 여유롭게 세상을 살아가고 싶은 최보인을 읽다.

 

우리는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보고,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갈까.

개개인의 성품과 철학에 따라서 각양각색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렇지만, 크게 보면 본인이 처한 환경에 직접 뛰어들어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을 멀리 띄어 놓고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관조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어떤 생활 태도가 좋고 어떤 생활 태도가 나쁜 태도인가는 개개인이 갖고 있는 기준에 따라 다를 것이다.

 

최보인 작가의 시 그리운 것은 언제나를 보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제 삼자의 이야기를 보는 듯이 그리고 있다. ‘그리운 것은/곁에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리운 것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라 옆에 없다는 말이다. 옆에 없는, 그래서 잡을 수도 만질수도 없는 자신의 그리움을 마치 남의 이야기 하듯 읊조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운 그것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그저 하늘 한번 바라보겠거니/(중략) 닫겠거니/(중략) 오겠거니./(중략)살겠거니라고 체념하듯 바라보고 있다. 이렇게 멀리서 관조하듯 바라다보는 것 같은 마음속에는 진정 어떤 생각이 자리하고 있을까. 그저 남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 같은 작가의 속마음이 진실한 것일까? 물론 아니다. 그 그리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그리움이 지금 작가의 곁에 왜 없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것은 막연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다시는 곁에 둘 수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곁에 둘 수 있는 그리움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이 되었든 간에 작가는 지금 그 그리움 잊지 못해 차라리 관조하듯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려는지.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마음을 달랜다. 그리운 것은 며칠을/ 가을비로 오더니/바람으로 흩날리고/ 회색 구름으로 내리다. 그렇다. 작가에게 있어서 그리운 것은 영원한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언젠가는 가을비로, 구름으로작가에게 다가올 그런 그리움이다.

 

작가의 다른 시산중다향을 보자.

고요한 산길을 걸어가는 작가의 마음이 여유롭다.

무심한 마음으로 삼 모퉁이를 돌아서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느릿한 시냇물 소리.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냇물 소리에 끌려 길을 바꾼다. 그러다 보니 예기치도 않았던 산중다실이 작가를 기다리고 있다. 뚜렷한 목적지가 없이 걷다가 도착한 산중다실. 햇빛도 힘을 잃어 쌀쌀한 시월에 따스한 모과차 향기에 어느 누구의 마음인들 녹아들지 않겠는가. 아늑하고 평화로운 다실에서 임 그리워하는 것은 수반가 맨드라미가 아니라 오히려 작가 자신 아닐까?

마음에 새기고 있는 누군가가 불현듯 떠오르는 그 시간. 작가는 맨드라미 붉은 빛에서 자신의 그리운 마음을 보았을 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드러내지 않는 성격 어쩌면 관조하듯 세상 모든 것을 대하는 태도는 일정한 상황이 되면 다시 살아나서 작가를 깨우는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그 세계로 끌려 들어가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다. “(중략) 도란도란 다정한 속삭임/(중략) 귓가에 향기롭네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고, 관조하는 듯하면서도 참여하는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작가는 연리목에서 다른 삶을 보여준다. 적극적이면서도 능동적인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나의 나이테를 갖기 위해/ 백년의 시간이 흘렀네작가는 백년의 시간을 기다려 하나가 되었다. 길고 긴 기다림은 얼마나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서로 다르게 태어나 하나가 되기 위해서,“(중략) 껍질 터지고/ 생살 찢어지며/생채기 지고/ 아물어 갔네참으로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서 둘은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 이것이 작가의 삶의 여정이요, 우리 모두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인생인 것이다. 그래도 작가는 힘든 것을 힘든다 하지 않고, 어려운 것을 어렵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고 견디며 어렵게 맺어진 나이테를 또 다른 백년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누구나 양면적인 삶을 생각하고 살아간다.

최보인 작가의 세 편의 글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인간의 면모를 보았다. 세상만사에 무심하게 살아가면서도 어쩔 수 없이 무언가에 의지하는 인간의 마음과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해도 최선을 다해서 상황을 이겨내는 인간의 뜨거운 열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작가의 마음에 흐르는 커다란 물줄기가 더욱더 성숙하고 깊어지기를 바란다.

앞으로 커다란 시인으로 성장하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높은 산을 멀리서 보면 쉽게 오를 수 있다고 여기지만 막상 가까이 다가가면 그 산이 오리기에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깨닫는 것과 같다. 글을 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만큼 글쓰기도 어려워질 것이다.

초심을 잊지 말고 굳은 의지로 정진하여 문예마을를 빛내고, 작가 스스로도 크게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문학의 길로 들어선 것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심사위원 심유 조 두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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