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4-22(금)

문예마을 26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송직호

어둠의 세상에서 밝은 세상으로, 송직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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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4.0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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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직호 시인.jpg
<송직호 시인>

 

송직호 시인 당선소감

 
저는 후천적 장애인으로 자연을 벗 삼아 친절을 베풀고 사랑을 배우는 삶을 살고자 노력합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생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배우며 나누고 싶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고 다른 사람과 꿈과 희망의 대화를 하고자 함입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세상이 아름답고 모든 사람이 평화롭고 소통에 자유를 느끼길 바랍니다. 2021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문예마을 26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요로결석’

 

요로결석

 

옆구리가 아프다
빨래를 비틀어 짜는 듯한 통증

 

가슴을 후벼 파는 이름
맨 처음인 양
찌르듯이 파고드는 이름

 

시간이 갈수록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같이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름

 

그녀의 이름이 결석처럼 파고든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어둠의 세상에서 밝은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송직호 시인을 만나다.

 

“ 그녀의 이름이 결석처럼 파고든다”
인간에게 흔한 것 중의 하나가 질병이다. 누구누구 할 것도 없다. 생명을 갖고 있는 한 인간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 울 수 없다. 세상에 좋은 질병은 없지만, 제일 고통스러운 질병 중 하나는 아무런 전조 없이 갑자기 나타나 심신을 괴롭히는 질병일 것이다.

 

요로결석도 그중에 하나다. 어느 날 갑자기 통증이 오고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준다. 작가의 표현대로 ‘빨래를 비틀어 짜는 듯한 통증’이다. 아무리 건장한 사람이라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요로결석 앞에서는 버틸 수가 없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그저 바닥을 뒹구는 것뿐이다. 작가에게도 요로결석이 왔다.

 

그러나 이 질병은 신체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 그리움과 사랑의 아픔으로부터 왔다. ‘가슴을 파고드는 이름’ 하나. ‘찌르듯이 파고드는 이름’. 얼마나 작가의 마음을 흔드는 이름이면 ‘파고드는’,‘찌르듯이’ 다가올까. 그것도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점점 ‘거세게 타오르는 불길’이고,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름일까’, 잊을 수 없는 이름,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지는 아픔이 결석이 되어 요로를 아프게 한다.

 

우리는 모두가 가슴에 상처 하나쯤은 안고 산다. 아무리 해도 지울 수 없는 상처 하나. 그 상처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우리를 괴롭힌다. 작가에게 요로의 통증을 주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사랑하는 여인일 수도 있고, 지금은 계시지 않은 부모님일 수도 있으리라. 그게 누가 되었든지, 무엇이 되었든지 작가는 평생의 업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되었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에서 머물지 않는다.

 

벚꽃

 

오래된 벚나무 몇 그루
아주 멋을 내고 서있다
하얀 강냉이 튀밥을 덮어 쓴 것처럼
탐스럽고 보기 좋게 다복이 피어
흰 눈이 쌓인 듯 아름답다

 

신선이 사는가! 천상이 이럴까?
봄이면 모습을 나타내고
눈처럼 하늘로 날아올라
세상을 향해 천천히 춤춘다

 

사르륵사르륵
소리도 없이 천사가 노래하듯
날아올랐다 내렸다
돌아 떨어져 눈이 된다

 

벚나무 몇 그루 고독을 이기며
서로를 위로한다

 

떨어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새봄을 기다린다

 

작가는 그의 작품 “벚꽃”에서 어두운 환경에서 벗어나 밝은 세상을 바라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그는 “벚꽃”에서 “오래된 벚나무 몇 그루 아주 멋을 내고 서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끝에 고사의 위기에 처한 고목이지만 멋을 내고 서서 탐스럽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이다. 어쩌면 작가의 마음이 그럴지도 모르겠다. 비록 힘들고 절망의 상태에서 괴롭지만 꿋꿋하게 서서 미래를 바라보며 비상의 나래를 꿈꾸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그가 무엇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것은 ‘요로결석’을 가져다주는 아픔일 수도 있고, 주어진 어려운 환경일 수도 있고, 아니면 태생적인 상처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이 되었든지 작가는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노력을 한다.

 

‘벚나무 몇 그루 고독을 이기며 서로를 위로한다’ 이렇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 ‘떨어지는 벚꽃을 바라보며’ - 새 봄을 기다리는 것이다. 작가의 정신적인 상상력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세계를 향하여 끊임없이 나아간다.
 
그의 다른 작품 ‘쌍무지개’를 보자.
 
쌍무지개

 

계족산 허리에 무지개가 떴다
오랜 장마 그치고
밝은 햇살과 예쁜 쌍무지개
하늘로 다리를 만들고
힘든 나를 오라 부르는 것 같다

 

연한 바람은 무지개 사이로 불며
바람에 날리고
나는 한숨 바람을 입술로 불어내며

 

내면의 어려움을 떨쳐버리려
애쓰고 있는 내 마음
쌍무지개에
띄워 보내고 싶다

 

무지개다리 건너
외연이라는 세상이 그립다
쌍무지개 너머
신세계가 있다면 병이 없는 낙원일까

 

두 손 두 발 링거 줄에 꽁꽁 묶인 채
휘파람 한숨 불어 무지개를 그려 본다

 

쌍무지개 넘어 신세계
그립고 보고 싶다
두 발로 껑충 뛰어 가보고 싶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보다 더 치열한 정신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근심 걱정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열망하며 그 세계로 가기 위하여 노력한다. 그는 말한다. ‘두 손 두 발 링거 줄에 꽁꽁 묶인 채 휘파람 한숨 불어 무지개를 그려 본다’.

 

그는 지금 절망의 늪에 빠져있다. 아마도 병실이리라. 그것도 중환자들이 있는 병실! 두 손 두 발이 링거 줄에 꽁꽁 묶여 있으니,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환경인가. 그의 몸이 그럴 수도 있고 어쩌면 마음이 그럴 수도 있다. 아무튼 그는 지금 거의 절망의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지만 그는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계족산에 뜬 쌍무지개를 보며 생각한다. ‘하늘로 다리를 만들고 힘든 나를 오라 부르는 것 같다’. ‘그래 창밖의 저 쌍무지개는 나를 부르는 거야. 두 손 두 발 묶인 채로 있는 나를 하늘로 놀러 오라는 거야’ 그는 쌍무지개를 통하여 스스로를 위로하고, 힘든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 하늘 높이 – 자유로운 세계로 날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 병이 없는 세상- 고통이 없는 세상을 그려 본다

 

송직호 작가의 세 작품을 살펴보았다.
세 편 모두가 어렵고 힘든 세상을 견디어 가는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때로는 지금은 없지만 잊을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해 괴로워하고, 때로는 본인이 처한 험한 상태에서도 굴하지 않고 밝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날아가 자유롭게 노래하고 싶은 꿈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현재 상황을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내적, 외적으로 만만치 않은 어려움에 있는 것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치열함도 엿볼 수 있다. 그러한 작가의 노력에 커다란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누구나 아픈 사람들이다. 그것이 육체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신적인 것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려움에 그대로 머물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하여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인간의 위대함은 거기에 있으리라 믿는다.

 

글을 힘 있게 끌고 나가고 적절한 은유를 사용하여 작가의 마음을 표현하는 솜씨가 훌륭하다. 또한, 불필요한 단어를 생략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뛰어나다. 앞으로 부단하게 노력을 한다면 문예마을을 빛내는 훌륭한 시인이 되리라고 믿는다. 초심을 잊지 말고 계속 길을 가기 바란다.

 

우리 문예마을에 새로운 동료가 온 것을 환영한다.
또한, 시인이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선 송직호 작가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문학의 길에서 대성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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